학원홈페이지는 빛좋은 개살구? 장식용에 불과한가?

학원강사로 십 수년!
시간이 흐르다보니 같이 지내던 동료강사들이 하나 둘 씩 학원을 떠나갔습니다.
학교로 돌아간 사람도 있고, 다른 학원으로 옮기는 경우도 있었는데...
스스로 원장이 되어 학원경영을 시작한 사람도 차츰 늘어났습니다.
"왜들 그 피곤한 일을 시작할까?"
그때는 그렇게 생각했었는데...^^;

그중 친분을 매개로 홈페이지 제작을 반강제로 의뢰해오는 경우도 종종 있었습니다.
다들 말로는 대충 하나 만들어달라고 했었는데 듣는 저로서는 '대충'이란 말이 가장 '애매하고도 옥죄는' 말이었죠. 그래도 거절하기는 뭣하고 해서 바쁜 중에도 몇 개 만들어 드렸었습니다.

학원 돌아가는 상황이야 잘 아는 터라 실제로 학원경영에 도움이 되는 홈페이지가 되도록 만들었습니다. 그당시 학원홈페이지는 그야말로 장식품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뭐 지금도 그런 경우가 많지만...




학원경영에 도움이 되는 홈페이지

어느 학원에서나 데스크에 직원이 필요합니다.
기업화된 몇몇 학원들이야 데스크직원들이 몇 명 씩 있지만, 보습학원에서는 데스크직원을 한 명 만 쓰거나, 또는 여러역할을 하는 멀티플레이어 직원(?)이 있기도 합니다. 데스크업무 중에서 전화받는 일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데, 문의전화 중 상당수가 학원시간표나 차량 등에 관한 문의이기도 합니다.

홈페이지에 있는 강좌시간표에 항상 실제 시간표가 표시된다면, 굳이 전화로 시간표를 물어보는 경우는 (인터넷 활용이 점점 늘어나는 경향에 비추어) 줄어들 것입니다. 그 시간에 다른 일을 할 수 있으므로 업무효율이 증대하는 것이죠.

그런데 현실은 이게 그리 쉽지 않으니 답답한 일입니다.
학원시간표가 이미지로 되어 있는 경우, 텍스트로 수정이 안되면 관리자가 이미지를 쉽게 교체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게 안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렇다고 홈페이지 제작업체가 일일이 바꿔주는 것도 아니고, 전화를 하면 차일피일 미루는 경우도 있으니... 결국 포기하기도 합니다.

컴퓨터를 잘 몰라도 쉽게 시간표를 수정할 수 있도록 홈페이지 시간표 기능을 간편하게 만들고, 보기도 좋게 만들면 이런 말도 안되는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고, 그러면 결국 학원에 도움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학부모 입장도 고려해야

학원(그중 데스크)에 있어보면 학부모님이 참 많이 오십니다. 등록하러 오시는 분들 말고 재원생 부모님들도 많이 오시는데, 특히 상담을 하러 오시는 분들은 대개 빈 손으로 오시지 않습니다. 일상적인 일이죠. 이건 학원 입장입니다.

그런데 부모입장에서는 학교나 학원이나 자식일로 상담하러 가는 것이 매우 편한 그런 일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뭐 들고 가는 것은 별개로 하고 자주 가보기가 매우 껄쩍지근한 ... 자주 가서 물어보고 싶지만 그렇게 하기에는 왠지 편하지 않은... 그런 일입니다.

이때 가령 학생들의 개인기록 - 예를 들면 출결상황이나 시험성적기록, 상담내용 등 - 을 해당 학부모님이 홈페이지에서 보실 수 있도록 만든다면 어떨까요?
학원에 아이맡기고 돈들이면서 아무 관심없는 그런 부모는 많지 않습니다. 관심은 많지만 충족이 안되는 구조라는 것입니다. 현재 학원시장의 구조가.

로그인해서 들어가 보았는데, 한 달 전의 내용이 그대로 업데이트도 안된 채 있다면, 누가 다시 들어올 마음이 생길까요? 학생들의 정보가 부실하지 않다면, 학부모는 매우 관심을 보입니다.
아니 자기자식에대한 선생님의 말씀이 가득하다면 관심이 아니라 감동이 되는 것이죠.


그런데 그렇게 만들어 드려도, 가만 보면 제대로 활용을 안하고 게시더군요.
처음 의도는 좋았지만 아무래도 학원운영을 하다보면 이것저것 일이 많아서 (데스크)직원에게 지시하고, 확인하는 것을 깜빡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원래 취지는 학원에 자식을 보내는 학부모님에게 자식의 학원생활을 언제든지 볼 수 있게 함으로써 학원에 대한 신뢰를 고양시키자는 것이었는데... 어렵게 만든 학원홈페이지를 100%활용하는데에는 아무래도 원장님들의 Mind가 역시 중요한 요소가 아닌가 싶습니다.

다른 것도 마찬가지이겠지만 홈페이지를 빛좋은 장식용 개살구가 되게도 하고, 쓸모있는 비용절감 효자둥이로 되게도 하는 것은 바로 학원장의 경영마인드라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