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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청이 영어학원까지 운영? 너무한 거 아냐?
    학원,교습소,공부방/학원운영 2011. 9. 19. 13:12
    세계에서 가장 머리가 좋다는 우리 한국인이 가장 주눅드는 것을 꼽으라면 단연 영어를 꼽는데 주저하지 않겠다. 오죽하면 대통령까지 나서서 몰입교육을 강조하면서 민심을 사로잡으려 했겠는가 말이다.
    누구나 영어때문에, 영어마스터해보려고 고생해본 적이 없지 않을 것이다. 쉽게 도전할 수 있지만 도전한다고 누구나 쉽게 되는 것이 아니니 영어는 사교육시장에서도 가장 비중이 큰 분야가 되었다.


    영어잘하면 왠지 사람이 달라보이고, 취업의 기회도 많고, 똑같이 일해도 월급이 더 많고, 승진도 더 잘되고, 세계화된 오늘날을 살아가는데 엄청난 이로움이 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그래서인지, 사람들의 주목을 끌려고 할 때, 지지가 필요할 때, 특히 선거철에 어김없이 단골메뉴로 이 영어가 등장한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것이 각 시도마다 있는 영어마을이다. 이제 시도 차원에서 더 내려가 구 차원에서도 영어학원을 차리게 되었다.

    계양국제어학관이 그렇다.

    (계양국제어학관 홈페이지에서 발췌)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인천계양구청장 후보는 '교육 특구' 조성 공약을 내세우면서 영어학원사업을 구상하였고 학부모들의 과도한 사교육비 부담을 덜어주는 한편 글로벌 인재를 양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는 결국 당선되었고, 지하 1층 지상 4층의 대형 영어 교육 시설인 '계양국제어학관'은 올해 드디어 개관하였다. 인천시 예산 15억여 원과 구 예산 19억여 원 등 총 34억9000만원을 들였다고 한다. 

    시설좋고, 가깝고, 싸고, 구에서 운영하니까 믿을 수 있고...
    주민들에게는 너무 좋은 기회다. 세금이 들었지만... 어차피 세금이야 내는 것이고.

    주민들을 위한 시설이라니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싶겠지만... 글쎄... 보는 사람에 따라서는 생각이 다를 수도 있겠다. 인근 영어 학원들은 "생존권을 위협받게 됐다"며 반발하고 있다고 한다. 가뜩이나 서민들의 주머니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원생들이 줄어들어 중소 규모 학원들이 줄줄이 문 닫는 판에 구청까지 나서서 학생들을 빼가냐는 것이다. 

    그렇게 볼 수도 있겠다.
    그러나 그렇다고 영어가 학원에서만 독점적으로 가르칠 수 있는 특허받은 과목도 아니고...구청에서 운영하는 영어학원을 문닫게 할만한 구실도 없는 것이 사실이다. 영어학원들은 한달간 생존권보장을 위한 집회를 할 예정이라고 하는데... 그렇게 해서 무엇하나 달라질 것이 없어보인다.

    몇몇 영세학원들의 목소리로 관청이 계획하는 사업을 막거나 돌리기에는 역부족이다. (그런일이 있으면 좋겠지만 여기는 MB의 대한민국이다.) 또한 주민들의 측은지심이 갑자기 발해서 다시 발길을 학원으로 돌릴 리도 만무하다. 더구나 그 모양새가 생존권보장이라는 헌법적 기본권을 수호하기 위한 모습같지만, 보는 사람들에 따라서는 밥그릇 지키려는 모습으로 폄하할 수도 있다.
     





    잘 운영되면 다수의 주민들은 좋겠지만, 소수의 영어학원관계자들은 피해를 본다. 
    이것을 법으로, 목소리로, 행동으로 그 어떤 것으로도 막거나 강제할 수는 없다.

    인천영어마을에 아이를 일주일간 보내보았다. 만족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그렇지 않다. 집에 돌아온 아이에게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를 물어보는 와중에 애들 모아놓고 영화를 틀며 시간을 때우는(영화를 틀어도 너무 많이 틀었다.) 등 프로그램이 너무 실망스러워서 다시는 안보내겠다는 다짐을 하게되었다. 
     
    요는 사람들이다. 가고 안가고 보내고 안보내는 것이 모두 사람들의 마음과 선택이다. 계양구청은 예산을 들여서 생색만 내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주민들에게 도움이 되도록 운영해야 할 것이며, (과연 그럴까?) 인근 영어학원들은 보다 내실있는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면 될 것이다. 밥그릇이 보장되는 블루오션은 없고, 학원은 무수한 도전과 경쟁 속에서 적자생존의 과정을 거쳐오지 않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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